[스포츠][해축] 토트넘은 수습을 하는가 도박을 하는가

퐁 퐁        작성일 03-31        조회 671     

요즘 토트넘의 행보에 대한 몇몇 생각들을 적어봤습니다.



1. 안토니오 콘테 경질

경질은 옳은 선택이었습니다. 콘테의 네임밸류, 반등 가능성, 현재의 순위 등이 마음에 걸릴 수는 있겠지만, 경질 이후에 나오는 기사들로 체크가 되는 선수단 및 코치진과의 관계, 클럽 하우스 분위기 등을 고려하면 자르는게 맞았습니다. 물론 또 지난 시즌처럼 마지막 반등을 시작해서 또 4위 이내 마무리를 할 가능성이 없지만은 않았지만 잔여 계약 기간이나 콘테의 의욕까지 고려해보면 지난 시즌보다 가능성이 훨씬 희박해보입니다. 일단 자르는건 맞았다 여기까지는 좋습니다.



2. 콘테가 만악의 근원은 아니다

떠난 사람을 욕하면서 잘못된 것의 책임을 덤터기하는건 쉽습니다. 그걸로 분위기 전환이 된다면 그걸 꼭 나쁘다고만 볼 수도 없겠죠. 하지만 현실적으로 좋지 않은 결과의 원인이 한두명의 개인적인 역량 부족으로 귀결되는 경우는 굉장히 드뭅니다. 아스날이 4-16에 장기간 머물던 당시 실망감을 올리비에 지루!로 요약하면 잘못된 거죠. 근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아쉬움을 무리뉴! 솔샤르! 이렇게만 바라봐도 잘못된 거고요. 리버풀의 챔스 결승전 패배를 카리우스! 아 이건 맞나...

콘테는 어떻게 토트넘의 독이 되었나?

이전에 이 칼럼에서 이야기가 나왔듯이 애초에 안맞는 조합 느낌이 크긴 했습니다. 하지만 콘테가 정도 이상으로 클럽에게 과도한 것을 요구하고 그것에 미치지 못했을 때 너무 쉽게 낙담하고 매니징을 놔버리는 감독인 것도 맞지만, 토트넘이 콘테라는 감독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한 것도 맞았습니다. 물론 돌이켜보니까 저런 감독이었으니 더 힘 안 실어준게 다행이네 이런 의견에도 동의하지만, 굳이 콘테의 기준점이 아니더라도 토트넘이 감독들 입장에서 확실한 투자와 과감한 움직임을 보여주지 않은 것도 사실이었죠. 좀 더 싸고 가성비 있는 매물을 찾아서 한두단계 다운그레이드한 영입을 성사시키는 경우가 많았고 심지어 이러한 영입들이 제대로 자리를 못 잡아서 돈을 더 쓰는 악순환이 이어지곤 했습니다.

물론 구장 신축 문제가 있었고 그것의 영향이라고 보면 감안해줄 여지는 있지만 누구 말대로 감독 입장에서 그건 알빠노에 가까우니까요. 그걸로 감독들이 당장 성적에 면죄부를 받고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준 것도 아니니까요. 결국 빅 6 막차를 탄 토트넘은 그 지위를 공고히 할 시간을 버린 셈이 되었습니다. 현재 기자들의 표현대로 포체티노 경질 이후 지금까지 달라진게 없고 쌓은 것도 없고 또 똑같은 상황에서 똑같은 고민을 되풀이하게 되었죠.



3. 토트넘은 뭘하고 싶은걸까

근래의 토트넘을 보면 뭘하고 싶은건지 명확하게 보이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2010년대 중반 아스날이 그랬듯이 무관의 굴레에 빠져서 리그컵이라도 되니까 우승 딱지 붙은 대회라면 뭐든 우승하고 싶어하는 모습은 보이는데,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선수에 가까운 해리 케인과 최근 수년간 리그 정상급 폼을 보여줬던 손흥민을 있었음에도 이 팀이 언제든지 당연하게 우승을 노릴만한 전력을 갖춘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DESK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죠. 보통은 거기서 그걸 발판 삼아 그 다음 스텝을 밟아야하는데 오히려 토트넘은 전력의 유지보다도 없어지는 선수들 땜빵하기에 급급해왔습니다.

진지하게 우승 트로피를 노리려면 정말 대대적인 전력 보강이 필요합니다. 이 선수가 왜 여길 와? 싶은 영입이 보여야되요. 아스날에겐 토마스 파티가 그랬고 살짝 그런 느낌이 덜하지만 어쨌든 아스날 말고 더 상황 좋은 클럽들이 오퍼를 많이 던졌음에도 아스날을 선택한 가브리엘 제주스가 그랬습니다. 최근 맨유가 라파엘 바란, 카세미루 영입을 연이어 성사시킬 때도 그랬죠. 보통 초기 루머 때 이게 말이 되나 싶은 빅 사이닝이 동반되어야 팀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습니다. 쏠쏠한 영입들은 이런 빅 사이닝에 곁들어야 하는 것이고요. 스쿼드에 별 거 없는 황무지라면 저렴한 복권 여럿 긁어보는게 도움이 될 수도 있는데 토트넘은 케인, 손흥민이라는 확실한 코어들도 있던 팀이었음에도 이런 영입이 아예 없었습니다.

물론 이러다가 뭐가 어떻게 잘 풀리면 FA컵이나 리그컵에서 우승을 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게 근본적인 클럽의 가치와 역량을 끌어올리는 것이냐고 묻는다면 저는 절대로 아니라고 할겁니다. 토트넘의 라이벌인 아스날이 2010년대에 걸었던 길이 딱 그 길이죠. FA컵 우승은 몇개 추가한 시기는 장기적으로 볼 때 오히려 4-16 시절보다 퇴보하는 시기였습니다. 지금 토트넘의 야망이 FA컵이나 리그컵 정도에 머물면 안되는게 맞잖아요. 토트넘이 빅클럽이냐?의 논쟁은 이미 끝났고 이젠 명색이 빅 6의 일원인데.

그렇다고 클럽에 토대를 쌓고 장기적으로 바라보는 클럽이 무리뉴 - 누누 - 콘테를 선임하는걸 보면 이것도 뭔가 이상하다 싶죠. 물론 무리뉴와 콘테는 그 둘의 특징적인 역량을 단기적으로 잘 이용하면 토트넘이 더 나은 위치로 올라가는데 분명 도움을 줄 수 있는 감독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토트넘은 이 둘에게 리그컵 결승전, 챔피언스리그 막차 티켓 정도만을 뽑아먹는데 그쳤고 트로피는 하나도 들지 못했네요.



4. 수습인가 도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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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4위. 물론 경기 수가 차이나서 사실상 이미 5위권으로 밀려나있다고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긴 합니다. 썰들에 따르면 전 바이에른 뮌헨 감독이었고 현재 볼프스부르크를 맡고 있는 니코 코바치에게 접근을 했는데 코바치가 계약 준수는 본인의 원칙이라고 하면서 거절을 했다고 하더군요. 현재 토트넘 감독직과 연결되는 사람들은 나겔스만, 데 제르비, 포체티노, 엔리케, 아르네 슬롯 정도. 이 상황에서 콘테를 경질한 후 토트넘은 스텔리니 체제로 잔여 시즌을 이어갈 수도 있다고 일단 발표를 했습니다.

물론 시즌 도중에 감독 선임하는게 쉽지는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의아한 움직임들이기도 합니다. 먼저 콘테와 관계가 저렇게 안 좋았다면 진작에 차기 감독 접촉을 해봤어야 하는게 맞았습니다. 갑자기 급발진을 한 것도 아니고 시즌 내내 싸웠다는데 의사결정이 왜이리 늦은건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제일 의아한 것은 벌써부터 시즌을 반쯤 던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것. 어쨌든 지금 리그 4위인데... 어떤 클럽들은 리그 4위에 들어가는걸 시즌 대목표로 삼고 청사진을 그리기도 한단 말이죠. 당장 얼마 전까지 아스날이 그랬고요. 투헬을 자를 때의 첼시도 마찬가지였고요. 지금 리버풀도 그럴겁니다.

그런데 토트넘은 이미 열차를 다 놓친 사람처럼 천천히 클럽을 수습하는 느낌이 들어요. 다른 빅클럽들도 어떻게든 4위에 들어가려고 발악발악하는데 이 팀은 아 시즌 망쳤네 일단 대충 수습합시다 이런 느낌으로 시즌을 운영하려 합니다. 빨리 거물급 감독 접촉해서 10경기 최선의 폼으로 마무해 줄 수 있는 사람 찾아도 모자랄 판에 감독은 여름에 천천히 찾으시고 일단 시즌 마무리하시죠 하면서 셔터 내리고 있으니 이게 뭐하고 싶은건지 모르겠어요.



투헬도 그렇고 어쨌든 이름 있는 감독들이 토트넘과 협상 테이블에 앉아볼 의향은 있었다는 이야기들이 많던데 이러한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여름에나 천천히 감독 선임 작업을 하는게 맞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원투펀치에서 송영주 위원인가 누구인지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는데 지금 토트넘이 노릴 수 있는 감독이 여름에도 토트넘과 만나줄까? 식으로 이야기를 하더군요. 저는 굉장히 동감이 갑니다.

지금의 움직임은 알고보니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감독 대행이 그동안 토트넘의 숙원을 풀어줄 - 그러니까 리그도 4위 안에 들어갈 능력이 되면서 근시일 내에 간단한 트로피도 노려볼 전력을 구성할 수 있는 - 그러한 감독이었다 이게 아니라면 무조건 토트넘에게 손해만 될 수 밖에 없는 움직임이지 않나... 물론 까보니까 진짜 그래서 스텔리니가 토트넘의 전성기를 열어젖힐 수도 있겠지만요. 모르겠습니다. 저는 토트넘이 그런 확실을 가지고 움직이는게 아니라 또 일단 간을 보는 것에 가깝지 않나 싶어요.

결론적으로 지금의 움직임은 수습이 아니라 스텔리니 카드를 들고 도박을 하는 것에 가깝다고 봅니다. 물론 제가 토트넘의 팬은 아니고 좀 더 자세한 내막이나 상황, 판단들에 대해서 모르는 것도 많지만 일단 제가 생각하기엔 이 정도... 이게 맞는건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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