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민희진 대표는 어떤 사람일까? vol.2
안녕 작성일 05-05 조회 238
이 사태가 발생하기 전, 민희진 대표의 인터뷰 내용 모음입니다.
메신저가 아닌 이 사람이 가진 방향성에 대해 이해를 돕고자 글을 올려봅니다.
글 서두와 말미에, 제가 공감했던 포인트에 대한 요약이 있습니다.
1. 서두
컨셉이 곧 음악이다.
어도어는 민희진이 지향하는 음악과 사업을 하기 위해 설립한 회사
기존의 업계 시스템과는 다른 방식으로 운영
주류 시장에 없었던 새로운 음악과 비전을 제안하고 싶은 열망
경계 없이 자유로운 스타일
내 음악 취향과 뜻을 이해하는 사람들과 일하는 것이 중요
2. 본문, 인터뷰 발췌
BANA의 김기현 대표는 SM엔터테인먼트 재직 당시부터 알고 지낸 오랜 친구다.
당시 회사가 추구하는 스타일과 시스템에 동의하지 않았던 견해가 일치해 친해지게 되었다.
우린 회사 내 이단아 같은 존재였다. 그랬기 때문에 각기 퇴사해 각자의 개인 회사를 만들게 된 것이기도 하고.
하이브에서 어도어를 론칭하며 강력히 보장 받기 원했던 내용은 ‘창작과 운영 자율성에 간섭이 없는’ 이라는 확고한 전제가 있었다.
특히 김기현 대표는 내가 어도어를 만들어 이루려는 비전이나 내 음악적 취향에 대해 이해도가 높은 사람이기 때문에
함께 일하는 것이 편하고 자연스러웠다.
뉴진스의 1st EP의 경우엔 뉴진스라는 팀이 결성 되기 전부터 무작위로 수집해놓았던 나의 데모 라이브러리를 기반으로
직접 트랙 리스트를 구성했다.
곡 제작에 있어 무엇보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들이 있다. 예를 들자면 멜로디 전개 방식이나 가창의 스타일 등.
개인적으로 기존의 K팝이 지향해온 다소 전형적인 멜로디 전개 방식이나 가창 스타일 등에 심한 거부감이 있었다.
고음의 필수 파트나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어색한 랩, 내겐 일률적으로 느껴지는 창법 등. 물론 이런 요소들에 끌리고
선호하는 의견도 존중한다. 다만 나는 거부감이 컸기 때문에 그런 요소를 제한 결과물이 세상에 등장하길 바랐고
그런 디테일을 컨트롤하기 위해 제작 전반을 총괄하게 되었다.
나는 공식을 깨고 싶은 사람이다. 어떤 이들이 자신 있게 주장하는 K팝 성공 공식이라는 것을 깨버리고 싶었다.
프로듀서가 되고 대표가 되었지만 편견이 없는 창작 환경에서 일하고 싶다는 열망은 여전하다.
시장에 다양한 생각이 출몰하길 바란다. 아이돌에 관심이 없던 아트디렉터 출신이 만든 일이다. 여기 시사점이 있다.
매력적인 비트와 멜로디에 부담스러운 요소들을 모두 제한 보컬의 조화가 언제 어디서든 듣기 좋았던 것이 아닐까.
기본에 충실하고 싶었던 이유가 있다.
나는 K팝이 말하는 세계관에 반감이 많은 사람이다. (웃음)
뉴진스는 K팝에서 말해온 세계관이라는 개념은 없는 팀이다. 하지만 우리가 전하는 메시지를 꾸준히 본 어떤 이들은
우리 메시지를 일종의 세계관으로 명명할 수 있다. 그간 누누이 밝혀왔 듯 그런 관점에서의 세계관 인식은 환영이다.
나는 호기심이 많고 언제든 의외의 재미를 추구한다. 뉴진스의 음반은 매번 다른 방식으로 동일한 맥락을 외칠 것이다.
뉴진스는 그때그때 때마다 던져야 할 화두를 순발력 있게 던질 것이다.
여름 데뷔 앨범에 대한 피드백으로 라는 곡을 발매한 것 처럼
하얀 눈밭 속에서 갑자기 툭 튀어나온 사슴 한 마리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사슴을 마주한 사람들의 인상. 마치 아무 날 세상에 툭 튀어나온
뉴진스와 소비자들의 관계성을 보여주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대상에 대한 낯섦으로 각종 의심과 추정을 낳을 수 있는 것도 이해하지만 우리는 자유롭게 내버려둬야 더 가치 있게 빛나는 존재라는 것을 밝히고 싶었다.
그리고 그것이 사실은 모두가 진심으로 바라는 모습일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고.
1st EP을 발매하며 겪은 오해와 낯선 경험 덕에 라는 곡이 나올 수 있었다. 오해를 화해로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여름의 뜨거웠던 열기를 겨울의 따뜻한 온기로 갈무리하고 싶은.
그래서 특히 선물 같은 음반을 만들자고 결심했다.
시장을 보는 눈이나 일을 대하는 방식에서 나와 비슷한 유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예계에 환상이 없고 자기 신념이 투철하며 경계 없이 일하는 점
1st EP와는 전혀 다른 인상을 만들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선 이전 뮤직비디오와는 완전히 다른 결이 필요했고.
그때 퍼뜩 떠오른 것이 신우석 감독이었다. K팝 뮤직비디오를 찍어보지 않은 사람을 원했다.
그리고 일에 경계를 두지 않는 자유로운 사고가 필요했다. 만나보니 아이돌 신에 전혀 관심이 없던 점이나
일을 대하는 남다른 태도가 충분히 새로운 작업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작업 확정을 한 뒤 첫 미팅에서 나온 신우석 감독의 질문이 역시 인상적이었다.
뉴진스의 장기 플랜, 앞으로의 방향성 에 대해 알고 싶다고 했다.
전체 방향성을 알아야 현재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정리될 것 같다고.
그 질문을 받고 큰 안도감이 생겼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내용을 상대가 먼저 질문하면 반갑지 않을 수 없다.
나와 일하는 방식이나 발상법의 구조가 비슷했다. 이 사람도 자기 스스로 A to Z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이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에겐 간섭이 필요없다는 것을 나는 누구보다 잘 안다.
무엇보다 나 스스로 내 예상을 뛰어넘는 새로운 것을 원했기 때문에 굳이 건드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조감독을 자처했다. 감독님 마음대로 하시고 의상이나 여타 촬영 컨디션에 있어
최대한 전방위 서포트 하겠다고했다. 일하고자 하는 목적과 당위를 바탕으로
아이돌 산업의 현실과 뉴진스의 향후 방향성, 장기 플랜을 토대로 내가 이번 음반으로 전달하고 싶은 것 등을 브리핑 했다.
그리고 그에 대한 포괄적 의견을 나눴다. 우리가 오래 논의했던 것은 단순히 컨셉이나 내러티브가 아니었다.
사슴 얘기도 이 때 말한 내용이다. ‘내가 왜 이런 인상을 느꼈는지에 대한 ‘이유’만 이해하시면 된다.
룩앤필에 연연할 필욘 없다. 감독님의 발상을 해치고 싶지 않다’고 설명했다.
구체적 오더가 아닌 제작자가 느낀 인상의 ‘이유’가 컨셉이자 영감이 될 수 있다.
나뮤직비디오 모두 신우석 감독이 정말 잘 풀어냈다고 생각한다.
는 대중적으로 모두가 좋아할 수 있는 톤이라 가 굉장히 독특하길 바랐다. 기대에 부합했다.
의 첫 시놉을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아이돌 산업의 패러독스, 뉴진스의 방향성을 잘 이해해 녹여냈다.
안무는 안무 영상으로 충분히 매력적으로 풀어낼 수 있다.
보는 재미도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안무 뮤직비디오도 다양하게 제작했다.
공식 뮤직비디오는 훨씬 더 큰 함의를 담아 또 다른 가치를 전할 수 있어야 한다.
조회수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어린 멤버들과 일하기 때문에 내가 지키고 싶은 양심이다.
모든 스태프들과 일하기 전 추구하는 궁극적 방향성과 목적에 대해 설명한다.
그리고 그 계획과 설계에 대해 다소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편이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청사진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뉴진스 멤버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궁극적으로 내가 뭘 하려고 하는지, 뭘 말하고 싶은지, 그래서 이 일이 우리에게 왜 중요한지에 대해 우선 공들여 설명한다.
어찌보면 세부 컨셉이나 스토리를 설명하는 것 보다 훨씬 중요하다.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것이다.
영감을 불어넣고 끌어내고, 그리고 그 것들을 의도대로 잘 드러날 수 있도록 방향키를
운전하는 것이 나의 주요 역할 중 하나이다.
나는 원하는 안무의 방향성 즉 기존 아이돌의 칼군무를 벗어난 비전형적 프리 스타일에 대한 요구를 팀의 결성
이전부터 설명해 왔다. 어도어 퍼포먼스 디렉터 김은주님은 내 방향성에 정확히 공감 했고 이해했으며 잘 풀어내 주었다.
는 최초 안무 시안을 받고 난 뒤 전면 수정을 했던 케이스다.
원하는 스타일에 대해 다시 설명했고 재요청 했다. 안무가가 아닌 내가 구체 동작을 요구하거나 세세한 동작을 짤 수는 없다.
원하는 느낌과 방향성에 대해 최선을 다해 설명할 뿐이다. 그런데 그렇게 수정되어 온 안무가 너무 좋았다.
챌린지로도 크게 흥했고. 그렇게 합을 맞춰나갔던 것 같다.
이 후 나 는 수정없이 단번에 오케이 된 안무들이다.
원래 잘하는 사람들은 방향성만 잘 잡아주고 도닥여주면 알아서 잘한다.
어도어 스타일리스트 최유미님도 그런 유형이다. 방향성에 대한 공감대가 일치하고
내가 뭘 원하는지 잘 이해하기 때문에 수월하다.
내 레이블을 만들고 싶었던 건 마음 편히 일하고 싶었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마음이 편해야 일을 잘 할 수 있다. 방향성을 잘 이해하는 사람들과 동의된 마음으로 기쁘게 일하면 마음이 편하다.
음악도, 영상도, 경영도, 전 분야에 걸쳐 그럴 수 있는 사람들을 애써 찾고 골랐다.
이것이 실현되기 위해선 먼저 내가 설정한 비전과 방향성에 문제가 없어야한다는 전제가 필수 요건이다.
그래야 자신있게 ‘나를 따르라고 주장할 수 있다. 내 생각이 바로 서야 하는 것이 선행 조건인 것이다.
마이크로 매니징은 필요할 때와 아닐 때가 있다. 무조건 있다고 혹은 없다고 좋은 것이 아니란 뜻이다.
사실 실무에서 디테일한 합을 맞추기 위해선 마이크로 매니징이 필수일 때가 많다. 최상의 것을 끌어내기 위해선
어느 땐 아주 디테일하게 설명해주고 디렉션을 줘야한다. 이럴 땐 상대의 기분도 중요하기 때문에 상당한 스킬을 요한다.
매사 그렇듯 좋은 리딩에도 정해진 답은 없는 것 같다. 사람의 성격과 개성은 각자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대상과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내 모습을 변형해 합을 맞추는 수 밖에. 좋은 결과는 쉽게 나오지 않는다.
와뮤직비디오를 감독한 신동글 감독이 작업 당시 내게 마더십이라는 표현을 해줬다.
위안처럼 들렸다.
대중문화 창작의 성공 척도는 숫자로 증명된다. 순수 예술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로선 창작과 경영이 동일 선상에서 중요한 문제로 여겨졌다.
20년간 업에서 무엇을 배웠냐고 묻는다면 “아, 저렇게 하면 안되는구나”, “저렇게 하지 말아야겠다”로 말할 수 있을 정도다.
창작과 경영이라는 서로 상반된 영역에서의 몰이해로 인한 충돌을 많이 목격했다.
계획 없는 무분별한 지출과 소비는 결코 좋은 창작물과 사업의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
사람들이 쉽게 ‘하이브 자본’을 외치는데, 개인적으로는 동의가 안되는 표현이다.
투자금이 결정되어 투자가 성사된 이후의 실제 세부 레이블 경영 전략은 하이브와 무관한 레이블의 독자
재량이기도 하거니와 난 당시 하이브 외에도 비슷한 규모의 투자 제안을 받았었기 때문이다.
당시 내게는 다양한 선택지들이 있었고, 투자처가 어디든 ‘창작의 독립’, ‘무간섭’의 조항은 1순위 였을 것이라
사실 꼭 하이브여야 할 이유도 없었다. 그렇다면 ‘왜 굳이 하이브였느냐’는 질문으로 이어지게 될 텐데,
그 내용을 설명하기엔 지금 인터뷰의 결과 좀 다른 맥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설한다.
예산은 타 회사나 다른 레이블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예산에 대한 경험치와 시장 조사를 한 뒤 내가 그것들을 기준으로 제작 예산을 기획했기 때문에 그렇다.
오히려 제작 수량에 비하면 가성비가 월등히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없는 것 보다야 낫겠지만 예산이 많다고
꼭 좋은 작품으로 이어지는 것만도 아니다.
오랜 실무로 겪은 내용을 바탕으로 창작과 비용 집행에 있어 밸런스를 잡기 위해 노력한다.
그랬기 때문에 빠른 정산이 가능한 것이기도 했다.
우리의 정산은 나의 너그러운 성향 때문에 이뤄진 것도 아니고, 하이브의 규모 때문에 이뤄진 것도 아니다.
정산이 가능한 조건이 갖춰졌기 때문에 이뤄진 일이다.
정리 하자면 적절한 예산 운영과 트리플 타이틀 전략이 결합되어, 결과적으로 빠른 시일 내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내가 타이틀을 세 곡으로 결심했을 때 구성원들도 모두 놀랐고 다양한 의견들이 있었지만
내가 프로듀서이면서 대표이기 때문에 결정할 수 있는 일이었다.
뮤직비디오를 여러 편 찍는 것 또한 내가 프로듀서이자 대표이기 때문에 가능한 계산식이자 전략이었다.
제작자라면 적어도 대중예술은 숫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나는 창작과 무관한 경영인이 아니라 오히려 창작자이기 때문에 현업에서의 숫자를 만드는 개념과 대안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었다. 현실을 정확히 자각하는 만큼 새로운 플랜과 대안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수년 간의 고민 끝에 결정한 계획과 방식대로 추진하는 중이다.
음악, 안무, 콘텐츠가 그랬던 것 처럼 경영도 마찬가지이다.
선례가 없던 일을 결과로 증명했기 때문에 지금은 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원하는 결과를 위해 과거의 방식과는 다른 조직, 경영 기획이 필요했다.
힘들지만 내가 굳이 두 가지 역할을 수행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산업의 납득되지 않았던 지점’을 말하자니 약간 다른 맥락이지만 최근의 사안이 떠오른다.
나를 마치 성공한 덕후처럼 표현한다거나 뮤직비디오에 제작자의 학창 시절을 투영한다는 등의 가설 말이다.
학창 시절 아이돌 문화와 담 쌓고 지낸 나에겐 정말 와닿지 않는 표현이긴 하다.
사실과 무관한 상상을 실제인 듯 가정하거나 단정하는 것도 위험한데 그 가설을 토대로 비방한다는 것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가늠조차 어려워 안타까운 심정마저 들더라.
확인도 안된 가정된 상상으로 비방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미워하고 싶은 이유를 어떻게든 만들어 낸 것 아닌가.
산업 내 반복되어온 어두운 그림자를 목격하는 기분이기도 하고.
비단 이번 경우만이 아니라 가끔 이해되지 않는 아이돌 신의 과몰입이 실존한다는 것을 목격할 때 오싹해진다.
내가 느끼는 아이돌 산업은 여러 지점에서 상당히 다양한 모순점과 독특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복잡한 화두인데, 아이돌 산업은 대체로 10대 연령대의 지망생들로 시작해 20대 초반에 정점을 찍는 형태로 구성된다.
대체로 미성년자들을 대상으로 발굴, 육성하기 때문에
회사의 시스템에 의해 교육하고 발전되어온 산업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런 특징 때문에 아이돌 지망생들은 최대한 안정적인 회사를 찾는 것이 일반적인데,
특히 팬 층은 지지하는 대상을 위해 누구보다도 그 것을 바란다.
하지만 그런 이유에서인지 공교롭게도 회사와 적대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기본 태도인 듯 고착화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그간의 업계 내 각종 사건사고 및 고질적 문제들 때문에 비판과 질타를 멈출 수 없었을 것이란 것이 이해되는 지점이다.
과도한 비난이나 과몰입 등은 그런 고질적 화두에서 시작되어 고착화되어버린 일종의 망령과도 같은 것이라 느껴진다.
적어도 나와 뉴진스의 관계는 스테레오타입의 엔터 노사 관계성에서 확실히 벗어나 있다.
엔터 업계에도 새로운 관계성이 출몰한 것이다.
게다가 나는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닌 K팝 산업에 20년째 종사하고 있는 콘텐츠 제작자 출신이다.
이제 회사를 시작하는 내 입장에선 ‘종로에서 맞은 뺨을 한강에서 눈 흘기는’ 관점으로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라 안타깝지만,
업의 고질적 인식을 하루아침에 개선한다는 것도 비현실적인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결국 내 일하는 태도와 결과로 증명해 보이는 수밖에 없다.
뉴진스를 론칭한 지 이제 6개월차다. 내 이름을 걸고 회사를 만들어 처음 시작하는 일이기에
그간 어느 사소한 일 하나 허투루 지나는 일이 없었다. 콘텐츠, 방송, 광고, 사업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업의 고질적 문제를
개선하고 내 나름대로 새 방향성을 제시하려고 부단히 노력 중이다.
사소한 일례인데, 뉴진스의 앨범에는 아이돌 팬들에게 인기 아이템인 포토카드를 랜덤 수록하지 않았다.
내가 만든 콘텐츠가 상술보다는 진심으로 동하는 마음에 구매되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열광하는 반응을 보며 흐뭇했지만 여러 생각이 들었다.
어도어라는 레이블과 뉴진스라는 팀을 론칭하며 실험하고 싶었던 것은 정공법으로 어디까지 돌파할 수 있는가였다.
유튜브 프로모션을 하지 않았던 이유도 그랬다. 업의 본질인 노래, 안무, 콘텐츠로 정공 승부를 보고 싶었다.
데이터에 거품이 끼지 않을수록 현실을 자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이 기준이 되면 다음 스텝은 훨씬 더 과감해질 수 있다.
어찌 보면 포토카드 하나에도 열광해주는 착한 소비자들이다. 그들이 내 마음을 움직인다.
이런 태도의 소비자들이라면 내가 작정하고 쏟아부을 때 어디까지 기뻐할까,
하는 뜬금없는 상상에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울컥해진다.
팬들과 티키타카로 콘텐츠를 푸는 것이 재미있다.
회사 대표의 위치만 본다면 “대표가 그런 일도 하나요?”라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대표가 되었다고 내 일이 달라진 것은 없다.
필요하다면 만들고 설명하기 어려운 이전에 없던 일은 직접 한다.
레이블 대표로서 나는 소비자들과 이전에 없던 색다른 관계를 맺고 싶다.
어도어를 설립한 이유는 무엇보다 재미있는 일을 하기 위해서다. ‘재미’는 많은 것을 바꾼다.
‘재미는 곧 ‘엔터테인먼트’라는 업의 본질이다. 그 것에 집중 하려고 하는 것이다.
지금은 레이블 론칭 초창기이기 때문에 내가 직접 리딩해 만드는 것이 대부분이다.
좋은 결과물이 선례가 되어야 어도어 구성원들에게 자연스럽게 업무 레퍼런스로 지침이 될 수 있다.
지치지 않고 끝내 애쓴다면 태도에서 드러나는 진심이 꾸준히 스며들어 결국엔 흠뻑 적시는 힘이 생길 것이라 믿는다
앞서 언급했듯, 다소 기괴하게 발전해온 이 아이돌 산업이라는 것은 어른과 청소년이 함께 팀워크를 발휘해 꽃피우는 것임을 인정해야 한다.
즉, 어른 혼자 해낼 수 없으며 아이 혼자 해낼 수 없다는 업의 숙명과도 같은 본질이 존재한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문제든 ‘사실’을 직시하지 않으면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
아이돌 업에서 기획자의 역할론이 대두되는 만큼 그 역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 보인다.
과거 SM 재직 시절엔 내 회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내 생각이 회사의 생각으로 대변될 수 없었다.
하지만 어도어는 다르다. 내 뜻을 펼치기 위해 설립한 레이블이다.
구성원들은 물론 뉴진스 멤버들도 그 사실에 동의한 인원들의 모임이고.
내가 뉴진스 멤버들과 꾸려나갈 미래는 기존 업계의 움직임과 다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각자의 역할을 정확히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뉴진스 멤버들은 배우는 단계의 학생들과 다름없다.
어제까지 연습생이었던 친구들이 데뷔일을 기점으로 갑자기 아티스트가 되는 것은 비현실적인 얘기다.
현재 업계 내 ‘아티스트’라는 호칭이 마치 직급이나 직함처럼 불리고 있는 점이 씁쓸하다.
우리 멤버들이 각자가 지향하는 개성 넘치는 아티스트의 모습이 되길 바란다.
그 과정에서 그들을 과장하여 대단하게 보이기 위한 장식이나 꾸밈을 더하고 싶지 않다.
잘하면 잘하는 대로, 못하면 못하는 대로 각자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나오는 즐거움을 발산하고 싶은 것이 우리의 각오다.
가능한 억지 포장을 하고 싶지 않다.
나는 배우고 깨우치는 과정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고 성장 과정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것이
오랫동안 비판받아온 K팝 아이돌 산업의 모순을 허물 수 있는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획자인 나 또한 내 역할을 굳이 확대해 포장하거나 혹은 반대로 숨길 이유가 없다.
기획자와 멤버 모두가 중요한 것이 K팝 아이돌 제작의 현주소이자 사실이니까.
세상엔 너무나 멋진 음악이 넘치고 일상과 삶의 질을 위해 음악은 소중하다.
나를 가슴 뛰게했던 특별한 경험들을 최대한 다양하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대중들에게 전달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신우석감독 인터뷰 참고 , GQ인터뷰 참고 바람
3. 말미(내가 이해한 인터뷰 내용)
a. 기존에 통하던 방식을 따라하는 것 만으론 미래 업계의 성공을 담보할 수 없다.
- 당장 먹히는 패턴만 고수하기 보다 다양한 창작물들이 공존할 때, 업계가 풍성해지고, 파이를 늘릴 수 있다.
b. 대중문화는 순수 예술이 아니다. 돈과 예술의 경계에서 조율해야한다.
- 매트릭스의 성공은 금전적 한계 내에서, 이 돈으로 내 생각을 얼마나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한 결과물 이다.
c. 아이돌 멤버 각자에 대한 존중과 제작자의 책임이 있어야 한다.
- 초등학생, 중학생 부터 연습생을 시작하는 이 시스템에서 각 멤버의 미래를 책임지는 게 어른이고,
단순히 고독이나 공장의 부속품처럼 볼 것이 아니라,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하고
같이 공부하고, 배운다는 마인드로 천천히 성장할 수 있게 유도해야 한다.
현재 모습을 포장해 팔기에 급급할 게 아니라, 지금 당장은 못해도 좋다.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그 모습을 있는 그대로 대중에게 알려서 공감을 이끌어 내야 한다. 그 방향성에 대한 책임은 아이들이 아닌 어른들이 져야한다.
d. "일관"되게 좋은 음악, 열심히 하는 아이돌 본인들, 최대한 아이들을 서포트 하며,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아이들을 보호하는 어른들,그와중에 돈과 예술의 경계에 대한 조율 모든 것이 합쳐졌을 때, 대중은 "수긍" 할 수 있고, 제작자는 "이익"을 얻을 수 있으며, 아이돌은 "자신"을 발전시켜 대다수가 윈윈하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
p.s
제 개인적으로, 이상에 공감하는 바에 대한 설명입니다. 어찌보면 실드 1 정도입니다.
제가 받아들이기에, 민희진 대표는 절대 바보가 아닙니다.
시스템에 대해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도 아니고, 자신의 기준으로 절충안을 찾는 사람으로 보입니다.
그 절충안 조차 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다만, 일관되게 보여주고 증명하고 있기에, 멋지다는 생각이 들고 제가 못하는 거 꾸준히 해주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이고, 제가 가스라이팅을 당했을 수 있고, 우상 숭배에 빠진 것 일 수도 있습니다만, 별로 좋지 않은 제 지능과, 경험과 통찰에 기대어 봐도, 저 의도는 맞는 방향이 아닌가 싶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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