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KBO/LG] 차라리 허수아비가 감독하는게 낫겠다?!?!
산천초목 작성일 05-01 조회 771
뭐 왜 벌써 네번이나 블론한 이정용을 추격조도 아니고 1점차라는 극한의 터프 상황에서만 내보내는지 같은 운영면에서의 사소한 아쉬움을 따지는건 군대 간다는 애 자기가 붙잡아서 일시적으로라도 내릴 생각은 없는 것 같으니 넘어가죠.
오늘 6회와 8회를 보면 차라리 허수아비가 감독을 했으면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먼저 4:3으로 뒤지고 있던 6회말 공격부터 살펴봅니다.
8번타자 박동원 2루타 이후 대주자 신민재로 교체
무사 주자 2루
9번타자 박해민 번트 병살
2사 주자 없음
1번타자 홍창기 안타
2사 1루
2번타자 문성주 안타
2사 2루
3번타자 김현수 볼넷
2사 만루
4번타자 오스틴 2타점 적시타
이후 1루 주자 김현수 홈에서 아웃 당했지만 5:4로 역전하고 이닝 종료
예전 데이터라 올해 데이터랑 딱 들어맞진 않겠지만 어쨌든 20년 이상 쌓인 데이터로 구한 기대 득점값과 기대 득점 확률을 참고해봅시다.
무사 주자 2루의 기대 득점값은 1.161, 기대 득점 확률은 63.8%입니다.
박동원의 2루타가 LG에게 선물한 값이죠. 1점차로 리드 당하고 있었기에 아주 소중한 선두타자 2루타였습니다.
그런데 감독의 선택은? 무려 대주자까지 넣고 번트였습니다.
야구에 만약은 없지만 전술의 대가 우리의 호프 염경엽 감독의 의도대로 번트 작전을 성공했다 칩시다.
그랬다면 1사 3루가 되었겠죠?
자 다행히도 기대 득점 확률은 증가합니다. 67.5%로 무려 3.7%나 증가했네요.
하지만 기대 득점 값은 내려가죠. 1.161에서 1.005로 말이죠.
결론은 무사 2루에서의 번트를 댈만한 상황은 1점이 간절할 때입니다.
예를 들면 저 무사에 2루까지 나간 주자가 홈을 밟으면 경기가 끝난다던가 하는 그런 상황 말이죠.
자 그럼 우리의 호프 염경엽 감독님께서 무사 2루에서 번트를 선택한 상황을 복기해보죠.
2루 주자가 홈을 밟으면 경기 상황이 어떻게 되었을까요? 예 한점 지고 있었기 때문에 4:4 게임을 원점으로 돌리기밖에 안 됩니다.
과연 기대 득점을 낮추면서까지 1점만 내면 어떻게든 게임 운영을 할만한 상황이였을까요?
최근 LG 불펜 상황을 보면 전 아닌 것 같습니다.
작전 실패한 박해민도 문제 아니냐? 맞죠 일단 나왔으면 성공 시켜야 하는 것도 맞는 말씀입니다만...
그거 성공했다고 LG가 오늘 경기를 잡을 수 있었을까요? 그것도 고작 6회말에 동점을 만들어서요?
이래저래 오늘의 6회말은 한점 내는게 간절한 상황은 아니였다. 이게 제 답입니다.
이제 우리는 이래저래 불펜 꼬이고 수비도 난리 나고하면서 8:5로 리드를 다시 빼앗긴 8회말로 가봅니다.
마침 8회말도 8번타자부터 시작하네요.
8번타자 김기연 플라이 아웃
1사 주자 없음
9번타자 박해민 안타
1사 1루
1번타자 홍창기 플라이 아웃
2사 1루
2번타자 문성주 볼넷
2사 1,2루
3번타자 김현수 볼넷
2사 만루
자 점수 차이도 3점이나 뒤지고 있고, 선두타자도 죽었고 세번째 타자도 2구만에 아웃 당해 감독이 작전을 낼 새가 없었습니다.
그랬더니 타자들이 알아서 2사 만루로 이어집니다.
2사 만루의 기대 득점 확률은 34.3%밖에 안 되긴 합니다. 그러나 27.8%짜리 확률의 1사 1루에서 선수들이 알아서 6.5%나 득점 확률을 높여놨습니다.
기대 득점도 0.53점에서 0.78점으로 선수들이 알아서 높여왔습니다.
이후 오스틴이 6회에 이어 다시 한번 적시타를 날려 1점 추격하고, 오지환이 동점 적시타를 치며 동점을 만들고 29%의 기대 득점 확률과 0.52점의 기대 득점을 갖은 찬스를 이어줬습니다.
사실 이런 복잡한 통계값도 필요없고, 그냥 간단하게 결과만 놓고 봐도 감독이 개입한 6회는 2점 내고 그대로 이닝 종료, 개입 안 한 8회는 추가 득점은 없었지만 3점 내고 찬스를 이어갔죠.
뭐 불펜이랑 수비 흔들리는 것도 책임 있지 않냐?라고 하는데...
맞습니다. 둘 중 하나만 제대로 했으면 오늘 경기도 감독의 개입으로 인한 손해를 딛고 역전극으로 마무리 했을 가능성이 크죠.
그런데 불펜은 뭐 몇년 잘해왔으니 안식년이라 쳐서 감독 탓은 아니라고 해도, 수비가 이렇게 흔들리는데 과연 감독 책임이 없을까?라는 생각은 듭니다.
내야수 외야수 다 해서 1루수가 채은성에서 오스틴으로 바뀐 것 빼고는 수비를 하는 야수들의 인적 구성에는 변함이 없는데 지난 몇년간 팀 수비 수치에서 리그 최상위권에 위치하던 팀의 수비가 이렇게 흔들립니다.
바뀐건 감독이 데려온 수비 코치밖에 없는데 말이죠. 시즌 초반에 오지환 없던거? 이것도 어느 정도 영향은 있겠죠.
그런데 오지환 작년에도 올해처럼 한 2주 자리 비운 적 있었습니다.
길어야 내년까지 달려보고 내후년부터는 리빌딩이든 리툴링이든 해야하는 상황이라 답답한거? 예 그것도 어느 정도 있습니다.
우승한지 28년이나 됐는데 이러고 난리 나는거? 예 이것도 어느 정도 있습니다. 아예 없다면 그건 거짓말이죠.
그런데 제일 답답한건 칠흑같이 어둡고 도저히 끝날 것 같지 않던 터널 속을 걷는 기분이였던 암흑기 완벽하게 청산하고 꾸준히 가을야구 하게 만들어준 시스템이 실시간으로 붕괴되고 있는걸 보고 있는겁니다.
바뀐건 감독 한명인데 말이죠.
차명석 단장이 최고의 단장이냐? 그건 절대 아니죠.
그런데 이 양반이 단장 되고나서야 남들 다 하던 군대 관리부터 달라졌습니다.
그리고 퓨처스 리그 운영? 선발 투수 안 나오는건 너무 안타깝고 답답하지만 그래도 전반적으로 꾸준히 1군 주전감 선수 올려보내고 신인 선수들 적극적으로 쓰면서 계속 상위권을 달리고 있습니다. 올해도 10승 6패로 북부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어요.
3년전 홍창기, 재작년 문보경, 작년 문성주 등 1군에 주전급 야수들 하나씩 꾸준히 올려보내면서 말이죠.
뭐 한 오백번 양보해서 이런 점 다 자기 스타일이라고 칩시다.
웃음거리가 된 이미 올라온 오늘의 인터뷰보다 더 빡쳤던 인터뷰가 하나 있습니다.
https://sports.hankooki.com/news/articleView.html?idxno=6827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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