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학의 이글아이] 김태균의 끝없는 자책과 깨달음

야인        작성일 05-30        조회 4,219     

"너무 못했으니까, 자책을 하는 게 당연하다".

꼴찌 한화가 조금씩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지난주 시즌 첫 3연전 싹쓸이 승리와 최다 4연승을 달렸다. 그 중심에 김태균이 있었다. 지난주 6경기에서 17타수 9안타 타율 5할2푼9리 2홈런 13타점 8볼넷 OPS 1.726으로 대폭발한 것이다. 시즌 타율도 어느덧 3할대(0.303) 복귀. 김태균이 살아나자 한화도 거짓말처럼 연승 가도를 달렸다.

그래서 한화의 4번타자 김태균이다. 김태균이 흔들리면 팀 전체가 휘청하지만 김태균이 중심을 잡아주면 그 어느 팀보다 무서워지는 게 한화다. 한화는 여전히 김태균의 팀이라는 것이 올 시즌 한화의 추락과 반등에서 새삼 증명되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김태균이 짊어져야 할 무게는 상당하다. 4연승을 견인하고도 김태균은 마음의 짐을 덜지 못한 채 끊임없이 자책 중이다. "내가 너무 못했다. 못했으니까 자책을 하는 게 당연하다. 자존심 같은 것을 생각할 때가 아니다. 팀 성적이 이렇게 된 것에 4번타자로서 큰 책임감을 느낀다. 4번타자라는 선수가 너무 못했다. 내 잘못이 크다"는 것이 김태균의 진심이다.

올해로 프로 16년차 베테랑이지만, 이렇게 야구가 안 풀린 해는 없었다. 팀을 대표하는 스타이자 리그 최고 연봉자로서 팀의 끝 모를 추락과 쏟아지는 비판에 고개를 들 수 없었다. 그럴 때마다 김태균은 "못하면 욕을 먹는 게 맞다. 야구선수가 야구를 못하면 안 된다. 전부 내 잘못이다"며 홈경기 훈련 때마다 마지막까지 홀로 자청한 특타를 소화하며 묵묵히 배트를 휘둘렀다.

그렇다면 올 시즌 초반 김태균은 왜 그토록 부진했을까. 김태균을 잘 아는 야구인은 "홈런 숫자가 적다는 이유로 타격에 변화를 준 것이 문제였다. 원래 히팅 포인트가 뒤쪽에 있는 선수인데 밸런스와 폼이 무너졌더라. 홈런을 의식한 나머지 심리적으로도 쫓기고 있다. 홈런에 부담을 느낄 게 아니라 김태균 본인 스타일대로 하면 된다. 홈런이 조금 적어도 김태균을 쉽게 보는 투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김태균 역시 인정한 부분이다. 그는 "캠프 때부터 타격에 작은 변화를 주려고 한 것이 잘못되지 않았나 싶다. 원래 낮은 자세에서 공을 많이 보며 정확한 타격을 하는 스타일인데 초반에는 자세를 높였다. 투수와 승부를 해야 하는데 비슷한 공이 들어오면 세게만 돌리려고 했다. 나름 변화를 시도했지만 잘되지 않았다"고 되돌아봤다. 4번타자로서 홈런에 부담이 없지 않았고, 스스로 더 잘하기 위해 변화를 추구하다 시행착오를 겪었다.

이제는 변화에 대한 욕심을 뒤로 한 채 본연의 폼으로 돌아가는 중이다. 그는 "라이트 쪽으로 좋은 타구를 날리며 투수와 승부에 집중하던 원래 내 스타일대로 돌아가려 한다. 워낙 폼이 무너져 있다 보니 빨리 내 것을 찾기 위해 경기 전에 훈련량을 많이 가져가고 있다. 타격코치님과 좋았을 때 영상도 같이 보며 이야기를 많이 한다. 지금 당장 한두 개 쳤다고 해서 만족할 부분은 아니지만 이제 조금씩 좋아질 것이다"고 자신했다.

김태균은 "야구가 참 힘들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다"며 "팬들에게는 너무 죄송하다. 못했던 것을 인정하고 빨리 내 것을 되찾겠다"고 다짐했다. 한화는 4연승에도 꼴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포기할 수 없다. 김태균 역시 마찬가지. 그는 "한화팬 분들에게 실망시켜 드리지 않도록 열심히 뛰겠다. 꼭 도약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누가 뭐래도 한화의 자존심은 김태균, 그가 두 어깨를 당당히 펴야 독수리도 훨훨 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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