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 따라
꼬라지 작성일 03-23 조회 4,255
종목을 막론하고 단기전에서 에이스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특히 V리그에서 팀의 에이스는 외국인선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NH농협 2015∼2016 V리그’ 남녀부 챔피언 결정전에선 외국인선수의 활약에 따라 승패가 좌지우지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볼 만하다.
여자부 챔프전에선 현대건설이 IBK기업은행에 3연승을 거두고 우승했다. 3경기에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다. 현대건설의 경기력이 워낙 좋았지만, 외국인선수 유무의 차이도 무시할 수 없었다. 현대건설은 에밀리 하통이 건재했고, IBK기업은행은 손가락 골절상을 당한 리즈 맥마혼이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정규리그 득점 3위(727점), 공격종합 1위(공격성공률 41.27%)에 오른 맥마혼은 팀 득점(2442점)의 29.77%를 책임졌던 에이스다. 맥마혼의 공백은 치명적이었다. 에밀리는 챔프전에서 총 46득점(공격성공률 46.74%), 세트당 1.778리시브를 기록하며 우승에 공헌했다.
외국인선수의 존재감은 남자부 챔프전에서도 드러난다. OK저축은행의 1·2차전 승리에는 로버트 랜디 시몬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다. 현대캐피탈 오레올 까메호를 압도했다. 시몬은 51득점, 오레올은 37득점을 기록했다. 공격성공률에서도 시몬(51.25%)이 오레올(41.33%)에 크게 앞섰다. 시몬은 2경기에서 88.9%의 속공 정확도를 자랑하며 현대캐피탈의 높이를 무력화했다.
정규리그 공격종합 1위(공격성공률 59.45%)의 위용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던 오레올은 22일 3차전에선 트리플 크라운(26득점·5후위공격·5블로킹·4서브)을 기록하며 살아났다. 또 56.66%의 높은 공격성공률을 보이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1차전 46.46%, 2차전 45.71%에 불과했던 팀 공격성공률도 3차전에선 55.95%까지 나왔다. 오히려 정규리그(53.24%) 때보다 높았다. 결국 오레올이 제 몫을 해줘야 현대캐피탈의 공격이 살아난다는 것이 입증됐다.
비단 챔프전만이 아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외국인선수의 활약 여부에 따라 승패가 갈렸다. 남자부 삼성화재는 괴르기 그로저(2경기 49득점·공격성공률 48.89%)가 지친 까닭에 2연패로 고개를 숙였다. 여자부 흥국생명도 테일러 심슨의 대체 외국인선수 알렉시스 올가드(2경기 14득점)가 전혀 힘을 쓰지 못한 탓에 역시 2연패로 시즌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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