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익의 휴먼볼] 차우찬, 일본 3개팀과 협상 시작한다
뒤를보이지마랏 작성일 11-17 조회 4,418
국외 진출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선수 본인 의사다. 특히 차우찬은 올 시즌 ‘투수 FA 빅3’로 꼽힌다. 만약 국내에 잔류한다면 상당한 수준의 몸값이 예상된다. 사실상 거액 계약이 보장된 차우찬이기에 국외 진출은 여러 불확실성이 중첩된 '고난의 도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차우찬은 그간 수차례 지인들에게 일본 진출 의지를 조심스럽게 드러냈다. 하지만, 시즌 중엔 삼성 소속이었기에 최대한 말을 아꼈다. FA 자격을 얻고서 삼성을 만났을 때도 예의를 갖춰 조심스럽게 자신의 계획을 전달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차우찬이 ‘몸이 될 때 국외리그에서 한번 뛰어보고 싶다‘고 말했다"며 "국내팀들과 만나기 전, 국외 무대를 먼저 노크하겠다는 뜻을 구단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사실이다. 차우찬은 일본 진출에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국내에 잔류한다면 '친정팀'에 남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정창용 센트럴퍼시픽 대표는 “차우찬과 오승환 선수 사이가 무척 좋다. 오승환 선수를 통해 차우찬이 일본 프로야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접했다”며 “지난해 열린 ‘WBSC 프리미어 12’를 계기로 일본 진출 계획을 보다 구체적으로 세우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차우찬은 태극마크를 달았던 2015년 ‘제1회 WBSC 프리미어 12’ 대회에서 맹활약했다. 한국이 치른 8경기 가운데 5경기에 나와 10.1이닝을 소화해 단 1실점만을 했다. 평균자책 0.87, 피안타율0.147의 매우 뛰어난 기록이었다.
정 대표는 “프리미어 12 대회를 기점으로 일본 내 차우찬의 주가가 폭등했다. 당시 상당히 많은 팀이 차우찬을 셋업맨 또는 마무리감으로 고려했다"며 “그러나 지금은 일본 구단 대부분이 차우찬을 선발감으로 본다”고 말했다.
차우찬 측 “센트럴리그-퍼시픽리그 3개 구단서 관심”
차우찬 측은 일본 3개 구단이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삼성)
일본 프로야구 FA 시장도 초기 단계다. KBO리그처럼 일본 구단들도 관망과 물밑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하지만, 차우찬 영입전엔 벌써 복수의 구단이 뛰어들었다. 정창용 대표는 “퍼시픽리그와 센트럴리그의 3개 구단이 차우찬 영입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아직 20대라는 젊은 나이, 강속구 좌완, 어깨와 팔꿈치가 싱싱한 건강한 투수라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맞는 말이다. 차우찬의 최대 강점은 건강과 내구성이다. 차우찬은 올 시즌 가래톳 부상을 당하긴 했지만, 그 이력을 제외하면 프로 생활 내내 건강했다. 특히 팔꿈치, 어깨, 허리 등 투수의 주요 신체 부위 부상이 한 차례도 없었다. 건강한 몸으로 시속 150km/h를 넘나드는 빠른 볼을 꾸준히 던질 수 있는 좌완투수는 일본에서도 그리 많지 않다.
실제로 올 시즌 내내 차우찬을 향한 국외리그 팀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메이저리그 구단과 복수의 일본프로야구 구단이 꾸준히 스카우트를 보내 체크했다.
정 대표는 “센트럴리그 모 구단의 투수코치가 차우찬에 대해 상당히 높은 평가를 내렸다. 해당 팀은 과거 한국 선수와도 인연이 있어 차우찬의 영입을 매우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 대표는 이승엽(삼성), 이대호(전 시애틀)가 일본 프로야구에서 뛸 때 통역과 전력분석을 맡았다. 일본어에 능통한 데다 야구인 출신 답게 야구를 보는 시각도 넓어 늘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일본 각 구단 내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야말로 그의 최대 장점이다. 여기에 ‘일본의 스캇 보라스’로 불리는 유명 에이전트 미토 시게유키 변호사와 업무제휴를 맺은 통에 '일본 프로야구=정창용'으로 통한다.
미토 변호사는 2006년 이승엽이 요미우리와 4년 최대 30억엔(300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을 때 그 계약을 진두지휘했던 거물 에이전트다. 차우찬의 일본 구단 계약이나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들이다.
메이저리그 2개 구단에서 관심, 삼성 잔류는?
메이저리그 2개 구단도 차우찬 영입을 추진 중이다. (사진=삼성)
차우찬은 일본 진출과 함께 메이저리그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앞서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KBO(한국야구위원회)에 김광현과 차우찬의 신분조회를 요청했다. 이는 메이저리그 팀의 국내 선수 영입 제안의 필수 사전 단계다. 차우찬 영입에 나선 메이저리그 구단이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정창용 대표는 “메이저리그 쪽의 제안도 들어볼 계획이다. 현재 2개 팀 이상이 차우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협상에 들어간 단계는 아니다”라며 “메이저리그의 경우 12월 열리는 윈터미팅 전후까지 상황을 장기적으로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차우찬이 국내에 잔류할 가능성은 사라진 걸까. 차우찬 측은 '국내 잔류 역시 충분히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원소속 구단 잔류 가능성은 어떻게 될까? 삼성은 “'차우찬이 국내에 잔류한다면 잡는다'는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세운 상태다. 차우찬이 국외 진출을 먼저 추진한다는 계획이기 때문에 이후 다시 만남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과 차우찬 측이 만났을 당시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는 게 양측의 공통된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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